뭐꼬

철망 앞에서

히라소리 2020. 3. 26. 05:25



철망 앞에서

내 맘에 흐르는 시냇물
미움의 골짜기로
물살을 가르는 물고기 떼
물 위로 차오르네
 

냇물은 흐르네 철망을 헤집고
싱그런 꿈들을 품에 안고

흘러 구비쳐 가네
 

저 건너 들에 핀 풀꽃들
꽃내음도 향긋해
거기 서 있는 그대
숨소리 들리는 듯도 해
 

이렇게 가까이에
이렇게 나뉘어서
힘 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
쳐다만 보네
 

이렇게 가까이에
이렇게 나뉘어서
힘 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
쳐다만 보네
 

빗방울이 떨어지려나
들어봐 저 소리
아이들이 울고 서 있어
먹구름도 몰려와
 

자 총을 내리고
두 손 마주 잡고
힘 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 

자 총을 내려

두 손 마주 잡고
힘 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 

저 위를 좀 봐 하늘을 나는 새
철조망 너머로
꽁지 끝을 따라 무지개
네 마음이 오는 길
 

새들은 날으게

냇물도 흐르게
풀벌레 오가고 바람은
흐르고 맘도 흐르게
 

자 총을 내리고
두 손 마주 잡고
힘 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 

자 총을 내려

두 손 마주 잡고
힘 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
걷어 버려요
 

녹슬은 철망을 거두고
마음껏 흘러서 가게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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