뭐꼬

천상의 화원 - 도현아

히라소리 2019. 11. 16. 17:42














 

한 여름에도 
추위가 내리는
구름은 산허리를 감고 
패랭이 꽃은 밤 이슬을 
온 몸 가득 머금고 있네

어둠이 가려 
보일듯 말듯한 
이름 모를 한 송이 야생화
누구를 위해 피어나서 
이밤을 지켜주는가

하늘 아래 오직 그댈 위해서
꽃을 피우며 난 기다립니다
긴 외로움 오랜 시간 견디어
혼자서라도 늘 기다립니다
이곳에서

가을 앞에서 움추린 산수국
변덕이란 꽃말이 무색해
무정한 사람 돌아올까
지지 않는 밤을 헤매네
하늘 아래 오직 그댈 위해서
꽃을 피우며 난 기다립니다
긴 외로움 오랜 시간 견디어
혼자서라도 늘 기다립니다

외로움을 겨우 겨우 이기고
피어난 꽃이 더 아름답지만
그대라는 따스했던 체온을 
잊기도 전에 서리가 내려
한이 된다

흐드러지게 피었던 꽃잎은 
바람에 떨어져 버렸지만
언젠가 와줄 그댈 위해
새벽길을 배웅 나가네
천상의 화원을 거니네
 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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